[특집]김창연 교수의 ‘폐동맥 고혈압’ 이야기

홍성철 기자l승인2020.05.18l수정2020.05.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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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창연 교수(사진제공=대구가톨릭대병원)

45세 여성 환자가 몇 개월 전부터 걸을 때 숨이 차다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로 찾아왔다. 1차 병원에서 흉부 엑스레이 사진에 심장이 커 보인다며 큰 병원 진료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 환자는 경흉부 심장 초음파에서 이차공 심방 중격 결손(secundum atrial septal defect) 이 발견되었고, 이로 인해 폐동맥 고혈압까지 동반된 상태였다.

경식도 심초음파에서 다행히 시술로 막을 수 있는 위치라서, 입원하여 심방 중격 결손을 막고 퇴원했다. 이후 폐동맥 고혈압은 점차 호전을 보이며 환자의 호흡곤란증상도 없어졌다.

이 환자의 경우 빠른 발견과 치료로 매우 예후가 좋은 경우이다. 걸을 때 숨이 차는 현상을 “몸이 약해졌나? 운동을 너무 안했나?” 정도로 가볍게 넘기고 시간을 보냈다면, 치명적인 상황을 만날 수도 있었다.

명확한 심장질환이나 폐질환이 없으면서 숨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라면 꼭 의심해봐야 하는 ‘폐동맥 고혈압’은 흔치 않은 병이며 다양한 원인 질환들이 있다. 이 중 일부 질환들은 치료하지 않으면 생존기간이 2~3년 정도로 짧아 치명적이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창연 교수에게 ‘폐동맥 고혈압’ 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폐동맥 고혈압은 어떤 질환인가?

폐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공급하는 폐동맥의 압력이 상승하여, 결국 우심부전 (right ventricular heart failure) 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이 병은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 질환들의 결과로 생기기도 하는데, 일반적인 혈압측정법으로 발견하기 어려워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기도 한다.

◇ 원인과 주요 증상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명쾌한 원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으며, 유전자 돌연변이, 약물이나 독소 (다이어트용 식욕억제제, 메스암페타민), 감염(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주혈흡충증), 결합조직질환 (루푸스, 전신경화증 등), 간문맥고혈압, 선천성 심장 질환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원인이 발견되지 않을 때는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이라고 한다.

주요 증상은 활동할 때 호흡곤란 또는 실신이 있으며 만성피로, 다리 부종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주로 어떤 사람이 걸리나?

여성이 전체 환자의 70~80%를 차지해 남성보다 많다. 선천성 심장 기형이 있는 환자들의 경우 심장 기형을 모르고 살다가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하면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합조직질환이 있는 환자들 중 일부 환자에서 폐동맥 고혈압이 병발하는 경우가 있어, 호흡곤란 증상이 생긴다면 심장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러 검사에서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도 많다.

◇ 진단은 어떻게 하나?

폐동맥 고혈압은 그냥 고혈압과는 달리 폐동맥의 압력을 간단히 재는 방법이 없어 진단이 쉽지 않지만, 심장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폐동맥 압력을 재는 방법이 가장 많이 이용된다.

이 검사에서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되면 입원하여 우심도자술(right heart catheterization)을 시행하게 된다. 이 검사는 카테터를 직접 폐동맥에 넣어 압력을 측정하는 직접 검사 방법으로, 폐동맥의 압력뿐 아니라 심박출량, 폐혈관저항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준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피검사, 흉부 CT, 경식도 심장초음파 등을 시행하여 원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런 다양한 검사에서 원인 질환을 발견하지 못하면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이 진단되며, 원인 질환이 있다면 원인 질환을 같이 치료해야 한다.

◇ 치료방법은 무엇인가?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유동적이다.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의 치료약은 폐혈관을 확장시키는 약을 사용하게 되며, 환자에 따라 필요하면 이뇨제나 항응고제 등이 사용될 수 있다. 폐혈관 확장제를 단독 또는 복합요법으로 치료하면서 폐동맥 고혈압 환자들의 증상과 예후가 많이 개선되었다.

◇ 이 질환이 위험한 이유는?

특발성 폐동맥 고혈압의 경우, 주로 젊은 환자 (20~50대)에서 이환이 되며, 흔한 질환이 아니어서 진단이 초기에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대 이전, 적절한 치료약이 없던 시대에는 생존 기간이 3년 미만일 정도로 치명적이다.

현재는 폐혈관을 확장시키는 여러 가지 치료약들이 개발되어 이용되고 있으며, 폐동맥 고혈압 원인에 따라 예후가 다르기는 하지만 생존 기간이 많이 연장 되었다. 특히, 앞의 환자처럼 원인 질환 (이차공 심방 중격 결손)을 치료할 수 있는 케이스는 예후가 좋은 환자그룹이다.

◇ 예방 방법은 무엇인가?

약물이나 독소에 의한 폐동맥 고혈압은 예방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폐동맥 고혈압은 예방보다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병을 조기에 발견해서 폐혈관 변형이 심하지 않을 때 약물 치료가 시작 되어야 한다. 활동시 호흡 곤란이나 실신, 흉통 등의 증상이 있다면 이에 대한 검사를 진행해봐야 하겠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활동시 호흡 곤란이 생겼거나 점차 심해진다면, 심장에 대한 검사를 꼭 해보기를 권한다. 특히, 활동중에 실신을 했거나 호흡곤란이 심한 사람 또는 가족 중에 '폐동맥 고혈압' 환자가 있다면 더욱 빠른 검사가 필요하다.

이 병은 폐혈관의 구조가 변하면서 좁아지고 막히는 진행성 질환이며, 뒤늦게 진단될 경우 매우 치명적이다. 조기 발견하고 꾸준히 치료한다면 생존율이 2~3배 증가할 수 있다.

폐동맥 고혈압 전문의,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김창연 교수는 경북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의무석사를 졸업하고, 경북대학교병원 내과 전공의, 경북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전임의를 역임,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임상교수 및 순환기내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한내과학회, 대한심장학회, 한국심초음파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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